영화감상문을 과제로 제출했었는데, 블로그에도 업로드합니다.
다른 분들의 감상도 듣고싶네요 :)
영화 ‘체르노빌 1986’을 감상하고
Chernobyl: Abyss, Kogda padali aisty, 2021
이 영화는 각색이 있다. 나는 영화를 감상하면서 등장인물의 서사나 관계와 같은 이야기보다는체르노빌 사고와 그 이후를 중점적으로 보았다. 따라서 폭발 이후를 이 감상문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작중 한 소방대원은 말했다. “소련의 자랑이요.” 체르노빌을 일컫는 말이었다. 발전소가 있던 지역의 소방대가 먼저 도착하여 화재를 진압하고, 이어 근 지역의 소방대가 도착한다. 원자로가 폭발하며 방사능에 노출된 소방대원들이 구토나 이상증상을 보인다. 주인공도 방사능에 노출되었지만 ‘비교적’ 멀쩡했기에 구급차를 운전해 중상자를 병원으로 운반한다. 병원에서 한 사람이 말했다. “당신은 운이 좋아요. 겨우 17rpm인걸요. 어떤 사람은 5분만에 죽기도, 5시간을 견디기도 해요.” 사람에 따라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다르다는 말이 매우 무서웠다. 내 주위의 살아있는 사람들이 방사능 피해로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는 말은 현실성 없기도 하다. 그런데 주인공은 피폭된 상태로 소방대원으로서의 일을 하고, 추후사고를 예방하기위해 원자로 안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원자로 안에 들어간 사람들은 일을 도중에 못하겠다고 말하는 등 심리적 불안을 나타낸다. 그 중에는 일이 실패로 들어가고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함을 알게되자 사람들을 뿌리치고 폭발 중심부로 뛰어들어가기도 하는데 그 심정이 이해가 갔다. 이 진압을 위한 과정도 영화에 나와있는데, 전문가들이 어떻게 고열로 끓는 냉각수 안에 들어갈 사람을 구하냐고 묻자 나온 대답이 소름끼쳤다. 사람을 온갖 명예와 돈과 훈장을 보상으로 모집하겠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무엇인가. 나는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이기에 우리는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도구로 본다는 말이 소름끼쳤다. 현대라면 로봇이나 원격조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으나 그것도 당시에는 불가능하니 누군가가 희생한다는 건 사실이라 영화 속 상황이 더 절망적으로 와닿았다.
병원은 꽉 차있고, 임산부들의 연이은 유산, 아이들로 붐비는 병원. 사람들은 급히 피난을 가기위해 버스를 타는데, 아이가 방사능에 노출되어 건강에 이상을 보이는데도 구급차를 타고 갈 수는 없다. 그 위로는 분진으로 보이는 하얀색 먼지가 흩날리는게 섬뜩했다. 피난을 가기위해 나온 그 순간에도 조금씩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이 사건이 코로나와 비슷해보였다. 방사능 피폭과 코로나는 화학물질과 바이러스라는 큰 차이점이 있지만 많은 사망자나 그 후유증, 사회, 경제적 이슈 그리고 원격교육으로 인한 초등학생의 학습 및 사회성 발달이 늦는 등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 피해량의 크기와 차이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이 영화의 영어 부제, Abyss, 즉 심연처럼 우리는 이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수백개의 전조현상이 일어난다. 당시 체르노빌도 그랬고 모두가 그를 무시하거나 경시하여 넘어간 결과가 커다란 사고이다. 전조현상을 알아차리고 적절한 대처를 한다면 인명피해를 없었을 것이다. 이번 영화감상을 통해 사전관리의 중요성, 피폭의 무서움 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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