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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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네트에 대하여

 

 

 소네트(Sonnet)는 유럽의 정형시[1] 중 하나이다. 옥시탄어 단어 sonet과 이탈리아어 sonetto에서 유래했으며 두 낱말 모두 작은 노래, 작은 소리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네트라는 말보다 소곡, 14행시로 더 잘 알려져있다. 14행시이며, 각운[2]을 엄격하게 여겼다. 이 14행은 모두 11음절 시행으로 쓰였다. 내용은 기승전결 방식을 사용한다. 소네트를 쓸 때는 약강 5보격[3]을 사용하였으나 시대와 장소에 따라 그 형식이 조금씩 다르다.

소네트와 같은 율격에서는 율격 자리와 운율영역에 따를 통사적 관계를 고려한 언어적 강세가 일치할 때 리듬적인 시행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시인이 이상적인 구조를 갖기는 힘들다. 우리는 영시에서 언어적 강세와 율겨자리가 일치하지 않는 시행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시인들은 이러한 불일치를 통해 시적 리듬에 변화를 주고 긴장감을 높인다. 이는 시인마다 다르게 나타나 각 시인의 율격적 특징이 된다.

 

소네트의 역사 및 탄생 배경

소네트의 역사에 대해 여러 참고문헌을 읽었으나, 각 문헌에서 밝힌 소네트의 역사가 일치하지 않았다. 따라서 조사하며 알게 된 세 가지 모두를 기술한다. 세 이야기의 공통점으로 소네트는 르네상스 시대였던 13세기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차이점에 관해 이야기 해 보자면 첫 번째 이야기는 이탈리아 민요에서 파생되었다는 사실로 이때 소네트는 단테나 페트라르카에 의해서 완성되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시칠리아 학파의 야코포 다 렌티니(Iacopo da Lentini)가 소네트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세 번째 이야기는 단테 알리기에리가 연인 베아트리체에게 보낸 서정시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위 이야기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소네트는 시인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Francesco Petrarch)로 빛을 보게 된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뒤의 이탈리안 소네트 파트에서 다룬다.

소네트의 첫 시작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영국으로 소개된 이후의 소네트 이야기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13세기 이탈리아풍 소네트는 16세기 토머스 와이어트(Thomas Wyatt)와 헨리 하워드(Henry Howard)에 의해서 영국에 소개되었으며, 그와 동시대에 살던 써리 백작(Earl of Surrey)이 이탈리아, 프랑스어로 쓰인 소네트를 번역하며 영국인의 특색에 맞게 형식을 바꿔 운율체계와 영어 소네트의 특징인 division into quatrains 등의 영시 소네트 체계를 정립하였다. 이때 써리 백작은 무운시를 최초로 소네트에 사용해서 이후의 영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탈리아어보다 상대적으로 압운이 빈약한 영어에 소네트를 받아들이면서 독특하게 발전한 영국풍 소네트는 각기 개별적인 압운체계로 이루어지며 약강격의 율격을 가지고 있다. 소네트는 이후 영국 시를 대표하는 시 형식의 한 가지가 되었다.  이후로 소네트는 14행시라 불리게 되었다. 엘리자베스 시대에 가장 인기를 누렸다.

소네트는 처음에 사랑에 관한 주제로만 적혀졌지만 후대로 갈수록 다양한 주제로 쓰인다. 연애 소네트는 르네상스부터 17세기 초반까지 쓰였으며 그 이후에는 서정시, 종교적 주제를 바탕으로 사용되었다. 이후 밀턴이 소네트로 행사시를 쓴 것이 많은 주목을 끌었다. 이 이후로 소네트는 사실상 100년간 소멸했었다.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가치있는 작품이 거의 없다.

 

소네트의 형식과 종류

 

1. 이탈리안 소네트

 14개의 행을 8개, 6개로 두 묶음으로 놓는 방식이다. 이 묶음을 각각 Octave와 Sestet라 한다. 이때 2개의 4행(Quatrain)이 Octave를 이루고, 2개의 Tercet이 Sestet을 구성한다. 압운은 (abba+abba) + (cde+cde) 혹은 + cdc+cdc 구조를 따른다. 압운구조가 자유로운 축이기에 ccd+eed 구조와 같은 Sestet이 완성되기도 한다.

 Octave와 Sestet 간의 뚜렷한 전이행수와 운율구조, 일정한 시연의 구분에 따른 시상 전개 방식을 갖는다. Octave에서 지시된 문제나 서술이 Sestet에서 풀리고 대답 되거나 논쟁이나 이야기의 방향이 바뀐다. 이탈리아 소네트의 주제는 주로 남녀 간의 사랑이다. 짧은 시속에 많은 의미나 대단한 사상이나 철학 등을 표현하기는 어려워 소네트는 주로 순간을 스케치하듯 사랑을 노래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의 형식으로 애용되었다. 개인이 주관적인 감정을 노래했기에 시에는 작시법이 이용되었고 시어는 대단히 함축적이면서도 은유가 많았는데 이는 소네트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이탈리아 소네트의 각운이 자유로운 이유는 단테의 신생에 실린 모든 소네트 25편의 각운의 유형에서 비교적 다양한 시도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테 이후의 페트라르카의 소네트 317편 역시 이전까지의 소네트에 비해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페트라르카는 성경 대신 고대 로마시대 인물과 저작, 로마 신화를 인용 근거로 삼아 글을 적었는데 이는 당시에 신선하고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러한 글은 페트라르카를 시대의 지식인이자 유명인사로 만들어주었다. 페트라르카의 대표작인 칸초니에레(Canzoniere)에레는 페트라르카가 사랑했던 라우라에게 바친 시를 모은 것이다. 이 시집은 소네트 양식을 완성했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로 꼽힌다. 이탈리아의 페트라르카는 죽음으로 끝나는 인간의 나약함을 인식하고 인간의 존재가치에 대해 큰 관심을 갖는다. 그는 개인의 감정을 자신의 글에 자유로이 표현했고 예술에 있어 서정시로, 사상에 있어 인문주의라는 형식으로 표출되었다. 이러한 사상과 함께 소네트의 완성으로 이룩한 시적인 형식들은 훗날 시문학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쳤고 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탈리안 소네트는 페트라르카에 의해 명성을 얻었기에 이탈리안 소네트를 페트라르칸 소네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탈리안 소네트는 유럽 시에 큰 영향을 미쳐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에 정착되었다. 이탈리아 소네트 형식을 사용한 대표적인 작가로는 단테, 페트라르카, 다 렌티니 등이 있다.

 

2. 잉글리쉬 소네트

 네 줄씩 세 번이 나온 후 두 줄이 추가되는 방식(Quatrain + quatrain + quatrain + couplet)의 소네트이다. abab + cdcd + efef + gg를 따른다. 압운을 지키는 것이 엄격하다. 앞의 12줄은 전장이 되고 뒤의 2줄이 후행이 된다. 이는 내용적 구분과 같으며 앞에서 전개된 생각이 마지막 두 줄에서 내용의 고조를 가지는 기승전결과 같은 안정적인 구조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소네트로 유명해져서 셰익스피어 소네트라고도 불린다.

시행의 각 음절과 약강의 율격 자리는 서로 일대일로 대응한다. 강자리에 강세 음절, 약자리에 무강세 음절이 오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이러한 원칙은 시인에 따라 위반하기도 한다.

 영국의 소네트는 이탈리아 소네트와 달리 주제가 한층 다양하였다. 사랑 이외에도 밀턴과 워즈워스에 의해 종교와 자연 등이 추가되었다. 사랑하는 상대를 여름날에 비교한 셰익스피어의 Sonnet 18번이 유명하다. 잉글리쉬 소네트 형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로는 셰익스피어, 에드먼 스펜서, 필립 시드니 경이 있다.

 

3. 스펜서리안 소네트

  영국의 시인인 에드먼 스펜서(Edmund Spenser)가 만든 형식으로, 잉글리쉬 소네트의 변형이다. , 3행과 2, 4행이 각운을 이루는 영국식 시구(abab)의 4행과 다음 시구 1행 그리고 3행이 맞물려 각운을 이루는 abab + bcbc + cdcd + ee 형식이다. 이러한 변형은 이탈리아 소네트의 특성을 영국 소네트에 다시 도입한 것이다. 이렇게 연속적으로 각운을 이루면서 이탈리아 소네트의 느낌을 재구성하는 것 같은 효과가 있지만, 같은 운율의 반복이 많아 스펜서리안 소네트는 쓰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4.소네트 연작

 대부분 소네트가 14개의 행을 가진 하나의 시로 완결성을 가지지만 어떤 소네트는 하나의 주제로 여러 개의 소네트를 연작(sequence)의 형태로 쓰였다. 각각의 시 하나하나가 하나의 독립된 시로 존재할 수 있다. 소네트 모음집은 특정한 개인에게 특정한 주제에 관한 일련의 소네트로 사랑이 가장 흔한 주제가 된다. 소네트 연작은 이탈리아, 영국식을 가리지 않고 쓰였다. 예시로 앞에서 언급했던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페트라르카의 칸초니에레, 단테의 비타 누브를 꼽을 수 있다.

 

 

참고자료

소네트(sonnets)의 율격에 나타난 제약과 위계, 손일권, 2005

이탈리아 소네트(Sonetto) 연구, 이상엽,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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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형시: 형식에 제한이 있는 시.

[2] 각운: 시행의 일정한 자리에  발음이 비슷한 음절의 같은 운이 규칙적으로 들어가는 것.

[3] 약강 5보격: 음절을 리듬감 있게 약강, 단장의 음절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는 방식 중 하나. 시의 행이 5개의 2음절 약강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강조하지 않는 음절과 강조하는 음절이 반복된다.